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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먼 그대
    VeroLogue 2008. 6. 16. 23:11
    작가 - 서영은 (1943~)
    1983년 제7회 이상 문학상 수상작


    고등학생때 읽는 수능,논술 읽기 자료 우리시대의 명작이라는 책에서 읽게된 먼 그대
    사실 이 책이 어디서 났는지는 모른다. 절대 내가 사지는 않았다는거~
    개인적으로 단편소설을 좋아하는 나로써는 뭐 굴러들어온 호박정도??

    거기에 무섭게 세상을 왕따시키는
    문자라는 주인공이가 나온다...ㅡ.ㅡ

    문자는 한수라는 사람을 만나서

    첩이라기에 그 대우가 머쓱하고

    애인이라기엔 그 마음이 머쓱한 채로
    뭐 꼬봉쯤으로 살아간다.
    애도 뺐기고 (어쩌면 줘...?버리고 ,그닥 적절한 표현은 아니지만)


    이 한수라는 놈은 문자의 마음을 의심해

    문자에게 그의 가진것을 나누어 줄줄 모르고

    그녀가 바라지않는것이 그녀의 마음이라고 믿으며

    망해서는 문자의 것을 가져가면서

    그녀가 주는것이 그녀의 마음이라고 믿는다.


    암튼.. 문자는 굉장히 절약하면서
    한수 뒷돈대주느라 구질구질하게 산다.

    그런 문자씨의 회상.


    한수가 잘나갔을때 그의 매정함에 상처를 받다가
    어느날 열받아서 안주도 없이 단숨에 소주 두 병을 비우고
    의식을 잃는다.

    『눈을 떳을 때, 그녀는 자기가 눈부신 아침 햇살과 끈적거리는 오물 속에 누워있음을 발견했다. 새로이 눈물이 괴어올라 눈앞이 어룽졌다. 그녀는 이를 악물었다.

    그때, 그녀 속에서 낙타 한 마리가 벌떡 몸을 일으켜 세우며 외쳤다.
    " 고통이여, 어서 나를 찔러라. 너의 무자비한 칼날이 나를 갈가리 찢어도 나는 산다. 다리로 설 수 없으며 모통으로라도, 몸통이 없으면 모가지만으로라도. 지금보다 더한 고통 속에 나를 세워놓더라도 나는 결코 항복하지 않을 거야. 그가 나에게 준 고통을 나는 철저히 그를 사랑함으로써 복수할 테다. 나는 어디도 가지 않고 이 한자리에서 주어진 그대로를 가지고도 살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줄 테야. 그래. 그에게뿐만 아니라, 내게 이런 운명을 마련해놓고 내가 못 견디어 신음하면 자비를 베풀려고 기다리고 있는 신에게도 나는 멋지게 복수할 거야!"
    회사에도 못 나가고 그녀는 이틀을 꼬박 누워 앓았다.

    그 이튿날은 일요일이었다.

    문자는 일어나서 아무런 일도 없었던 것같이 그를 맞기 위해 목욕을 하고 시장에 다녀와서 은행알을 깠다.』

    그담부터 문자는 높아졌다.
    낙타를 키우면서 문자는 힘이 생겼다.


    예전에 어떤 사람의 블로그였나? 논문이었나?
    문자씨를 시대의 어떤 여성상이라고 쓴걸 봤다.
    현실을 헤쳐나갈 노력을 하지 않으며 자기를 합리화 시킨다고
    나는 거기에 동의 하지 않는다.
    그녀와 같은 낙타를 키우는
    자기만의 방식으로 세상을 이기고 고통을 이겨가는 자기만의 높은 곳을 향해가는 사람들은
    자기를 합리화 시키는 것이 아니라
    (자기합리화일지 모르지만)
    도를 닦는 것이라고
    삶앞에 겸손하기 위해...

    나는 나의 슬픔따위 슬며시 즈려밟아줄 낙타한마리가 있어

    맨정신으로 살아가는게 너무나 퍽퍽한 닭가슴살같은 일상들을

    목욕하고 은행알 까는 문자처럼 살아야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그 퍽퍽한 일상을 묵묵히 살아가는 숭고한일이

    과연 내가 원하는 것일까?

    문자씨의 선택은 낙타

    나의 선택은?


    낙타를 죽여버릴 날을 꿈꾸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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