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일상같은 죽음
    일상같은 죽음 2010. 10. 26. 17:52

    1.

    이 나라에도 저 나라에도 속하지 못한

    어찌 어찌 살다 보니

    자식이 험난한 삶을 살아내는 것까지 봐야 했던 고단한 긴 삶

    그 마지막 길에 그녀는 자신을 가장 닮은 딸과 화해를 하고

    썩어가는 다리 한 짝을 먼저 털어내고

    마취가 지속되는 상태로 생을 마감했다.

     

    마지막 고깃국이 잡수고 싶다는 말

    고깃국을 끓여준 남의 손을 꼭 붙들고 그 배웅을 받고

    온 몸이 꽁꽁 묶인 채로 위로를 받고

    그녀는 긴긴 생을 마감했다.

     

    얼마 전

    남편을 세상에서 떠나 보내고

    자식을 먼 곳으로 떠나 보내고

    자기집에 발을 들이기도 버거워하는 가슴 무거운 딸이

    마음껏 자기와 화해하지 못하면 자신이 떠난 후에 한으로 남을까봐

    기다렸다 기다렸다 마음을 어르고 떠나간

    어미의 마음

    어미의 죽음

     

    2.

    짧은 시간이라도 곁에 함께 있어줘서 감사하다는

    그녀에겐 하늘나라에 있는 것이 더 좋다는 걸 알아도 가슴이 아프다는

    자기가 건강하지 못해 자식에게 대물림 된 자기 피가 미안하다는

    어미의 마음

    자식의 죽음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