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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살같은 죽음
    일상같은 죽음 2012. 1. 25. 17:50


    Thanksgiving day라고 BBQ Party도 하고, 친구들이랑 저녁먹고 놀다가 왔다.
    친구와 농담섞인 신세 한탄도 하고 유쾌한 대화 속에서 관계에 대해서 생각도 하고... 오늘 꽤 즐거운 날이었다.
    침대에 눕자마자 확인한 소식은 아르센의 죽음.

    스물.
    남의 나라에서 말도 안통하는 그 춥던 겨울이 끝나자마자 만났던 삼형제.
    그 중에서 제일 나를 잘 따랐고 애교도 많던 아르센.
    내가했던 포기한 댓가를 그에게서 찾고 싶어서 온 열정과 사랑을 쏟아부었었다.
    그 애가 떠나고, 그 애의 영혼보다 배신당한 내 마음이 서러워서 길게도 울었고,
    다음 아이들을 사랑하기가 힘들었었다.
    내 청춘을 실패로 만든게 미워서 생각날때마다 가슴이 아팠을때 하나님의 무조건적인 위로를 경험했고
    예수님의 마음을 이해했다.
    그 아이를 사랑하면서, 그 아이를 떠나보내면서 나도 성장했었다.

    마음이 나은 후에, 그 아이의 영혼을 위해 울지 못했던 나의 빈곤한 마음을 하나님이 조용히 책망하셨고,
    긴 기다림 끝에 내 마음에 따끔하게 주셨던 하나님의 말씀이 너무 선하시고 인자하셔서
    사역에 대한, 사람에 대한, 나의 마음에 대한 회개를 할 수 있었다.

    아픈 몸을 이끌고 다시 돌아왔다는 이야기를 들었을때,
    하나님이 다시 살려주셨을 때,
    아르센으로 인해 진심으로 감사했다. 그리고
    그 아이를 통해 지나온 사람들에 대한 마음을 하나하나 되새길 수 있었고
    진심으로 하는 중보기도에 대해 깨닳을 수 있었다..

    치기와 열정이 뒤엉켰던 시기의 나를 성장하게 해줬던 하나님의 도구.
    그렇게 사랑했던, 내 20대의 증거였던 아이가 오늘 천국으로 갔고 난 오늘도 나의 일상을 살았다.
    사랑하는 것을 멈출 수 없어 주체할 수 없던 내 사랑을 금뿍 받았던 아르센인데도 말이다.
    그래도
    그의 죽음을 예견하거나 예감하지 못한 것과 오늘의 나의 행복한 일상에 죄책감도 자괴감도 갖지 말아야 한다.
    사는 동안.
    나는 계속 삶을 고민하고, 발전하고, 이렇게 일상을 살아가야하니까.

    11시 11분.
    아르센의 쉼에 긴 한숨을 보내고
    내일을 위해 잠을 청한다

     Friday, November 25,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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